여느 때와 다름없이 날이 밝아왔지만, 그날은 어딘가 모르게 희미하고 메마른 멜랑콜리가 감돌았어요.
주인공 소년, 토마스 역시 혼란스럽고 잿빛 가득한 마음으로 눈을 떴습니다.
가슴속 깊은 곳에 짙은 안개가 자욱하게 깔렸고, 늘 익숙하던 주변의 것들이 사라진 것만 같았습니다. 자신의 그림자마저 떠나버린 듯했고 가슴은 불안하게 쿵쾅거렸습니다.
그때, 작은 나비 한 마리가 토마스에게 다가와 살포시 앉았습니다.
토마스는 나비의 날갯짓 소리와 움직임을 마주하며 자신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깊고 천천히 숨을 쉬며 차가운 밤의 잔향, 아침의 냄새, 이슬의 맛, 새들의 지저귐을 하나씩 감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다시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자 맑은 연못 속에서 온전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고, 마음을 뒤덮었던 안개도 점차 걷혀 갔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자, 세상을 둘러싼 사물들도 제 모양과 윤곽을 되찾았습니다.
안개는 쑥스러운 듯 물러갔고, 날은 충만한 기쁨으로 밝아왔습니다.
느끼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바라보며.
언젠가 또다시 안개가 찾아올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며. 하지만 토마스는 이제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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