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휴가를 떠난다면, 우리 모두에게도 달콤한 휴식이 찾아올까요?”
죽음은 모든 다른 이들처럼 자신을 걱정하는 부모님이 있습니다. 엄마, 아빠 물론 조부모도 계시죠. 가족들에게 안색이 창백하고 너무 말랐다며 일만 하지 말고 제발 휴가를 가라는 걱정을 듣고 그녀는 휴가를 떠나기로 결심합니다. 하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합니다. 스키장은 다리를 다칠까 봐 무섭고, 박물관이나 묘지는 온통 뼈와 해골투성이라 일 생각만 나기 때문입니다. 햇볕이라도 쬐려 사막을 고민하지만 미국은 선인장이 많고, 호주는 캥거루가 싫으며, 이집트는 미라가 너무 많아 갈 곳이 없습니다. 사람 많은 해변도 아침에 개를 산책시키는 이들이 뼈를 좋아하는 탓에 갈 수 없습니다.
자신이 너무 불안도가 너무 높은지 걱정하며 찾아간 심리상담사가 “사실 휴가가 필요 없는 것 아니냐”고 묻자, 죽음은 단번에 동의하며 곧장 본업으로 복귀합니다. 그리고 그가 복귀하자마자 맞이한 첫 손님은 바로 심장마비로 쓰러진 상담사였습니다. “저 사람도 정말 과로가 심했나 보군”이라는 그녀의 능청스러운 혼잣말과 함께 이야기는 씁쓸하면서도 유쾌한 반전을 남깁니다.
죽음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유쾌한 상상력과 허를 찌르는 반전으로 풀어내며, 또한 현대인의 번아웃과 일상의 아이러니를 가볍고 날카롭게 비트는 그림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