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에서 불어나 더 이상 어디에도 담기지 않는 정체 모를 것들이 타인과의 만남을 통해 해소되고 눈부심 어울림으로 피어나는 과정을 섬세한 시선으로 담아낸 전 연령용 그림책
어느 날 예고도 없이 돌도, 구슬도, 달걀도 아닌 정체 모를 둥근 것이 불쑥 나타납니다. 간식 시간도 되기 전에 수십 개로 불어난 이 덩어리들은 발밑에 머물며 끊임없이 늘어납니다. 과자 통, 아빠의 운동 가방, 냉장고, 반려견의 집, 할머니의 장바구니에 억지로 쑤셔 넣어 보아도 소용없고, 버스에 타도 사람들의 눈총만 살 뿐 강물에 던져보아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어디에도 들어가지 않고 주인공을 짓누르듯 쌓여만 가던 찰나, 아이는 공원에서 뜻밖의 장면을 마주합니다. 그곳에는 하늘색, 연분홍, 풀잎색 등 저마다 다른 색깔의 것들을 안고 뛰어노는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이걸로 다들 뭘 해?"라는 물음에 친구들은 "아무것도 안 하거나, 전부 다 하거나, 네 마음에 달렸어"라고 답합니다. 그 순간 혼자 끙끙 앓게 했던 둥근 것들이 다른 빛깔들과 한데 뒤섞이며 환하고 경쾌한 놀이의 공간이 펼쳐집니다.
이 구체들은 어쩌면 꿈이나 걱정, 마음속 생각이나 두려움, 혹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비밀일지도 모릅니다. 작가 마르타 로나르디는 몽환적이면서도 섬세한 시선으로 우리 각자의 내면에 자리한 '더는 담아둘 수 없는 것들'을 비추며, 아이와 어른 모두가 자신의 감정을 마주하게 돕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