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은 전신마비 장애를 가진 '바레리아'와 그녀의 동반자이자 두 아이를 함께 키우는 양육자 '에마'의 이야기를 다룬다.
어느 날 발레리아의 복부에 이식된 금속 펌프가 피부를 찢고 나오는 '거부 반응'이 일어나며 평온하던 가족의 일상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다.
병원이라는 현재의 공간과 과거 두 사람의 만남, 아이들의 출생 기억이 교차하며 소설은 전개된다.
주인공 에마는 바레리아를 깊이 사랑하지만, 일상적인 식단 짜기, 아이들 챙기기, 수많은 병원 예약 관리, 그리고 동반자의 상처를 소독하는 '돌봄의 책임'이 오롯이 자신에게만 지워지는 현실에 숨이 막힌다.
소설은 숭고한 간병인이라는 가짜 프레임을 깨부수고, 도망치고 싶어 하는 인간의 지극히 솔직한 내면을 포착한다.
"언제나 생각하건대, 우리의 문제는 내게 간병인으로서의 천성이 없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이제야 깨닫는다. 내가 상황을 너무 과소평가했다는 것을.
오늘날 내게 다시 똑같은 선택지가 주어진다면, 나는 그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자주 생각한다. 후회가 아니다. 착각하지 마라. 이것은 그저 숨이 막히는 답답함일 뿐이다. 깊은 고통의 감각. 무능력함. 미친 듯이 도망치고 싶다는 열망이다."
🔍저자소개
라우라 곤살보 (Laura Gonzalvo) 스페인 카탈루냐 출신의 주목받는 현대 작가이다. 인간 내면의 가장 취약하고 정직한 감정을 정교한 플롯으로 엮어내는 데 탁월한 역량을 가졌다. 이번 신작은 세계적인 출판 그룹 Planeta의 편집장들로부터 "지적이면서도 감정적으로 정확한 1인칭 시선을 유지하는 장인 정신을 보여준 작품", "화자가 겪는 딜레마와 감정의 진화를 정직하게 마주 보게 하는 거장 가득한 소설"이라는 압도적인 찬사를 받았다. 철저히 사실에 기반한 정밀한 의학적 묘사와 일상의 작은 디테일을 축적하여 거대한 감정의 파도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