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동물들을 통해 바라보는 권위주의에 관한 이야기
다른 숲과 다르지 않은 숲이 있었어요.
그리고 그 숲에는 동물들이 살고 있었답니다.
동물들에게는 딱히 일정이 있는 것은 아니었어요. 배고프면 밥을 먹고, 목마를 때는 물을 마시고, 졸리면 잠을 잤답니다.
모두가 자연스러운 무질서를 지키고 있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아침, 곰 한마리가 숲을 찾아왔어요.
그리고 숲의 동물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여기 숲의 왕이 누구인가요?"
당황한 숲의 동물들 사이에서 곰은 말을 이어나갔어요.
"사바나에 가본 적이 있나요? 거기에는 왕이 있는데 모든 것이 잘 돌아가도록 한답니다. 여기 숲에도 질서를 만들어 줄 왕이 필요해요"
여러 동물들이 서로 후보로 지원하며 숲은 갑자기 소란스러워졌어요.
"조용!" 곰의 목소리에 숲은 다시 조용해졌어요.
"저는 숲을 깨끗하게 유지하며 부러지거나 결함이 있는 것은 남겨두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먹이를 가져가려고 오는 어떤 동물에게도 접근을 허락하지 않을 거에요. 이 숲은 온전히 우리의 것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만장일치로 곰을 숲의 왕이 되었습니다.
그 다음 날 숲 가장자리로는 철조망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곰은 쉬지 않고 숲의 모든 것을 정리해 나갔습니다.
부러지고 병든 나무들, 키가 너무 크거나 작은 나무들, 칙칙한 색과 너무 밝은 꽃들...그리고 거기서 만족하지 못한 곰은 더 많은 것을 정리해나갔습니다.
너무 빨리 올라가지 못하는 다람쥐, 한쪽 귀만 가지고 태어난 토끼, 세월의 무게로 약간의 가시가 빠진 늙은 고슴도치, 필요 이상으로 말을 많이 하는 앵무새, 항상 더러운 행동을 하는 파리와 딱정벌레까지...
드디어, 곰이 보기에 모든 것이 깨끗하게 정리되었어요!
그리고 곰은 숲의 동물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그런데 그 곳에는 그 누구도 올 수 없었어요.
그리고 곰의 숲, 옆으로 새로운 숲에서 모든 동물들이 무질서를 즐기고 있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