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카라이아 거리 13번지에 있는 영원한 궁전에 살아요.
모든 것이 평범해 보이지만 사실은 카라이아 거리 13번지가 때로는 이 곳에, 때로는 저 곳에 있다는 거예요.
어느 날 아침은 절벽 위, 바로 바다 위로 튀어나온 곳에서 깨어났어요. 문을 열자마자 아래로 떨어질 뻔했죠.
또 다른 날, 밤새도록 남풍이 불고 난 후, 궁전은 저를 빙하 위로 데려갔어요
그리고 얼마 전,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 나지만, 현관문을 열었을 때, 그만 옛날 시대의 무도회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영원한 궁전 밖으로 나갈 때면, 제게 오는 것은 무엇이든 붙잡아요.
아침의 신선한 공기, 꽃과 잎사귀들을 커다란 품에 가득 안을 만큼 많이요.
깡마른 작은 사람처럼 보이는 잔가지들과 온갖 색깔과 모양의 돌멩이들도요.
저를 찾고 있나요?
눈을 감고, 팔을 활짝 벌리고, 숨을 크게 쉬세요.
저를 볼 수 있나요?
만나서 반가워요, 저는 삶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