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케어론의 부상에 대표되듯, 사람과 사람 사이의 수평적 연결의 중요성이 표준처럼 말해지는 시대다. 하지만 단순히 수평적이면 좋은 것은 아니다. 수평은 사람들을 나란히 평준화해버릴 위험이 있다. 그러나 동시에 수평성에는 일상을 다시 붙잡고, 거기서 약간의 수직적 돌출을 가능케 하는 계기도 숨어 있다. 그렇기에 수직적 특권화를 비판하면서도, 단순히 현대적 수평성만을 추종하는 것도 아닌, 사선을 지향하는 것…. 이러한 변증법적 사고를 정신과 임상, 심리 임상, 당사자 연구, 제도론적 정신치료, 하이데거, 오픈 다이얼로그, 중독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 전개한 것이 바로 이 책 전편이다. (「후기」 중에서)
자기실현이나 극복, 또는 정신분석에 의한 자기 탐구를 특징으로 하는 ‘수직’ 방향, 그리고 자조 모임이나 쉼터형 데이케어처럼 이웃과의 관계 맺음을 중시하는 ‘수평’ 방향. 20세기가 ‘수직’의 세기였다면, 지금 세기는 ‘수평’으로, 그리고 거기에 ‘조금의 수직성’을 더한 ‘사선’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시대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빈스방어, 나카이 히사오, 우에노 치즈코, 노부타 사요코, 당사자 연구, 가타리, 우리, 라캉, 하이데거 등의 논의를 바탕으로, 정신병리학과 그것이 담고 있는 인간관의 변천을 더듬어가며, ‘사선’의 이론을 열어가고자 하는 시도다.
저자는 2015년 데뷔작 『사람은 모두 망상한다』에서 라캉 해석을 새롭게 하여, 고쿠분 코이치로와 치바 마사야로부터 극찬을 받은 신진 정신의학자다.
데뷔 10년을 맞이한 지금, 새로운 대표작이 탄생했다.
목차
1장 수평적 정신병리학을 향하여 ― 빈스방어 2장 임상의 임계기, 정치의 임계기 ― 나카이 히사오 3장 ‘살아남기’의 탄생 ― 우에노 치즈코와 노부타 사요코 4장 당사자 연구의 정치 5장 ‘자치’하는 병원 ― 가타리, 우리, 그리고 라캉 6장 하이데거를 수평화하기 ― 『존재와 시간』에 나타난 ‘의존 망각’에 대하여
보론1 정신분석과 오픈 다이얼로그 보론2 중독 임상의 공간 ― 평준화에 저항하기 위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