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의 탄생부터 오늘날 빅테크까지, 일터를 지배해 온 ‘통제’의 지적·경제적 역사
우리의 하루 일과를 규정하는 ‘규칙’은 무엇인가? 그 규칙은 누가 만들었으며, 어떻게 우리의 삶 전체를 지배하게 되었는가?
17세기 카리브 해의 플랜테이션에서 오늘날 아마존 물류창고에 이르기까지, 권력을 가진 자들은 끊임없이 노동자를 통제하기 위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왔고, 그에 대한 정당화 논리까지 만들어냈다. 공장 바닥에서 완성된 통제의 사고방식은 개인의 삶, 정치적 권리, 국가 정책, 그리고 세계 경제를 규율하는 원리로까지 확장되었다.
17세기 사상가 윌리엄 페티와 존 로크는 인간을 ‘자기 이익만을 좇는 기계’로 규정하며, 인간을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세대 뒤, 제러미와 새뮤얼 벤담은 악명 높은 파놉티콘(전방위 감시) 감옥 작업장을 통해 그 발상을 실제로 구현하려 했다. 19세기 일본의 엘리트들은 유럽의 공장 기술을 도입하면서 그것을 정당화하기 위한 새로운 정치 통제 이론을 만들어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제너럴 일렉트릭(GE)은 노조를 분쇄하기 위한 내부 선전 조직을 만들었고, 훗날 미국 대통령이 되는 배우 로널드 레이건을 훈련시켜 그 선전을 국가 전체에 퍼뜨렸다. 오늘날의 억만장자들 역시 아마존 창고의 알고리즘 기반 통제 체제를 세계와 인간 삶의 모든 영역으로 확장하길 꿈꾼다.
사상의 역사, 경제의 역사, 노동의 역사를 엮은 이 책은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겨온 상식, 즉, 일, 경제, 인간 본성에 대한 관념이 발견된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 것임을 드러낸다. 그리고 바로 그것을 의심하고 도전할 수 있도록 우리를 이끈다. |